가오리와 방패연, 이름은 낯설어도 상은 정갈한 하갈동 한정식집
상은 정갈한 모던 한정식
용인 기흥구 하갈동, 하갈로를 따라 걷다 보면 간판 이름부터 눈길을 붙잡는 곳이 하나 있어요. '가오리와 방패연'. 바다와 하늘, 전혀 다른 두 세계에서 온 단어를 나란히 붙여놓은 이름이라 처음 듣는 분들은 대체 무슨 가게일까 궁금해하시더라고요. 정체는 한정식집입니다. 그것도 오랜 시간 동안 퓨전 한식당으로 명성을 이어 온 곳이에요. 한 이름을 걸고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왔다는 건, 그만큼 다시 찾아오는 손님이 꾸준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용인 도심을 오래 지켜본 드래곤으로서 말씀드리자면, 한 번쯤 정색하고 앉아 정식 한 상 제대로 받아볼 만한 곳입니다.
낯선 이름 속에 담긴 퓨전 한정식의 정체성
이 집이 어떤 곳인지는 이름에서부터 힌트가 나옵니다. 가오리와 방패연처럼 서로 안 어울릴 것 같은 두 단어를 나란히 붙여놓은 감각, 실제로 이 식당이 음식을 만드는 방식도 비슷해요. 한국의 제철 재료를 가져다 쓰되, 전통의 맛은 그대로 지키고 상 차림과 조리 방식은 현대적으로 재해석해서 내놓거든요. 그러니까 옛날 한정식집처럼 정갈하기만 한 게 아니라, 접시 하나하나가 맛깔스럽고 모던하게 정리돼서 나온다는 뜻입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상에 오르는 재료도 조금씩 달라질 테니, 같은 정식이라도 갈 때마다 조금씩 다른 얼굴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전통 한정식과 요즘 감각의 파인다이닝 사이 그 어딘가에서, 오랫동안 균형을 잡아온 집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겁니다.
평일 점심에만 만나는 포도나무정식, 아홉 가지 요리
이 집을 대표하는 메뉴는 포도나무정식이에요. 평일 점심에만 낼 수 있는 메뉴인데, 밥과 된장찌개를 기본으로 깔고 그 위에 아홉 개나 되는 정갈한 요리가 함께 올라오는 구성입니다. 한 상에 아홉 가지 요리라니, 이름만 들어도 상이 꽤 푸짐하게 채워질 걸 짐작할 수 있죠. 포도나무정식 말고도 정식 메뉴가 여러 종류로 나뉘어 있는데, 솥밥과 된장찌개, 기본 찬은 어느 정식이든 공통으로 나오고, 거기에 곁들이는 요리들의 개수와 종류에 따라 상의 구성이 달라지는 방식이에요. 인원이나 자리 성격에 맞춰서 상을 골라 앉으면 되는 구조인 셈입니다. 정식이 아니어도 상관없어요. 광어회, 떡갈비, 대하구이처럼 단품 하나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메뉴들이 따로 갖춰져 있으니, 가볍게 몇 가지만 시켜도 좋고, 여럿이 모인 자리라면 정식과 단품을 섞어 상을 더 풍성하게 꾸며도 좋습니다.
정갈한 한 상을 받아보면, 이름의 엉뚱함은 어느새 잊게 됩니다.
— 🐉 용이



용이의 팁 · 포도나무정식은 평일 점심에만 나오는 메뉴라, 주말이나 저녁에 갔다가 아쉬워하는 경우가 있어요. 이 메뉴가 목적이라면 평일 점심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게 좋습니다. 정확한 가격과 영업시간은 시기에 따라 바뀔 수 있으니, 방문 전 확인하고 가시길 권해요. 주소는 경기 용인시 기흥구 하갈로 98(하갈동)입니다.